필자는 앱코 K945P 무접점 키보드를 시작으로 키압이 낮은 무접점 키보드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후 콕스 엔데버, 앱코 KN01C로 키보드를 교체하면서 키압을 45g, 35g, 30g으로 낮춰왔다.
문제는 KN01C의 키보드 디자인이 볼 때마다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파란색 키캡이 너무 칙칙해서 각인된 글씨도 잘 보이지 않고, 진하고 칙칙한 파란색에 묻혀서 전혀 포인트가 되지 못하는 다홍색 키캡이 데스크테리어를 늘 망치고 있었다.
다른 예쁜 키보드에 눈길이 가기도 했지만 30g 키보드 중에서는 KN01C 말고는 대체재가 없다. 해피해킹, 리얼포스도 30g 제품이 있지만 가격대가 너무 높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키캡을 바꾸고 싶은 생각은 늘 있었지만 키캡의 품질, 호환, 가격 문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구입을 미루고 있던 차에 우연히 콕스의 키캡 CX158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저없이 구입했다. 쓰고 있는 키보드 역시 콕스의 제품이니 호환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CX158 세트는 플라스틱 트레이에 키캡 158개와 리무버가 포함되어 있다.
트레이는 자석으로 여닫는 방식이다. 자력이 강한 편은 아니어서 쉽게 열린다. 트레이의 틈으로 키캡이 쏟아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키캡을 트레이에 정확하게 꽂아두어야 한다.
키캡을 교체하기 위해 원래 쓰던 키보드의 키캡 수십개를 빼내고 거기다가 CX158 트레이에 꽂혀있는 키캡 수십개를 뺀 다음 다시 키보드에 꽂아넣는 작업도 금방 끝나지 않는 작업이다. 여분의 키캡을 트레이에 보관할 때마저 정확하게 키캡을 꽂아두어야 한다는 것은 귀찮을 일이어서, 필자는 트레이에 여분의 키캡을 적당히 쏟아넣고 트레이가 벌어지지 않도록 끈으로 둘러 묶었다.
키캡 색깔은 클래식하고 차분한 느낌이다. 오른쪽 아래 사진에서 키캡이 하나 빠진 부분이 보이는데 제품 소개 사진에서는 저 부분에 MENU 키가 위치한다. 그래서 키캡이 하나 굴러떨어졌나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제품 구성이 변경되면서 빈 자리가 생긴 듯 하다.
KN01C 키캡을 CX158로 교체했을 때의 모습이다. 클래식한 느낌이 나무 테이블에 잘 어울렸다.
미묘하게 타이핑할 때 타건 느낌이 조금 달라지는 듯했지만 그것이 더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KN01C 키보드처럼 디자인이 좋지 못한 키캡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CX158을 추천한다.